“당뇨·시력 감퇴·간암까지 흡연은 많은 질병 유발한다” 테리보고서

입력 2014-01-18 02:40

미국에서 흡연의 폐해를 처음 지적한 ‘테리 보고서’가 발행된 지 50주년을 맞아 새 보고서가 나왔다고 A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리 보고서가 흡연 유발 질병으로 폐암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 보고서는 폐암 외에 2형 당뇨와 류머티즘, 발기 부전, 시력 감퇴, 간암, 직장암, 선천성 입천장파열을 추가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또 간접흡연이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고, 지난 20년간 10만명의 아기가 부모의 흡연 때문에 유아돌연사증후군이나 미숙아 합병증, 저체중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기준으로 50년간 흡연 관련 질병으로 숨진 사람들은 약 2080만명으로 역사를 통틀어 전쟁터에서 사망한 이들보다 10배나 많다. 간접흡연으로 폐암이나 심장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이들도 250만명에 이른다. 또 현재까지도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테리 보고서는 1964년 1월 당시 루서 테리 미국 공중위생국장이 흡연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적시한 문건으로, 미 보건위생 역사상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50년 전 미국에선 성인의 42%가량이 담배를 피웠고, 텔레비전에서는 흡연 광고가 나왔다. 하지만 테리 보고서를 계기로 정부 정책이 180도 뒤바뀌어 담뱃값이 인상되고 흡연 광고도 금지됐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