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추억의 바다

입력 2013-06-07 17:51


김후란(1934∼ )

새벽잠이 없는 바다

보라빛 동녁 하늘에

왕자 같은 불덩이 해

불끈 솟구칠 때

저 무심한 듯 펼쳐졌던

바다 가슴

황금빛 옷자락으로 일어서며

나를 사로 잡는다

깊이 모를 추억의 바다

삶의 언덕을 치는

파도의 몸짓

더 가야 할 길 앞에서

해 뜨는 바다가

눈을 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