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조승희 계산기 경매 ‘논란’
입력 2011-12-30 19:19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에서 총기를 난사해 32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한국계 학생 조승희의 계산기가 경매에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조씨가 재학 당시 사용하던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社)의 ‘TI-83 플러스’ 계산기가 범죄자들의 물건을 판매하는 ‘슈퍼노트(Supernaught)’ 웹사이트에서 경매에 부쳐졌다고 보도했다.
조씨의 계산기는 대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사용하는 평범한 종류로 원래 가격이 99달러(약 11만원)지만, 현재 입찰가가 3700달러(약 430만원)에 달한다는 것.
슈퍼노트 측은 “이 계산기는 조씨가 범행에 사용할 총, 탄약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베이에 내놨던 몇 안 되는 물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조씨의 계산기는 2007년 4월에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 3개월 전 그가 직접 이베이에 62달러에 내놓은 물건이다. 당시 조씨는 이베이 웹페이지에 해당 계산기를 내놓으며 “사용한 기간이 한 학기도 안 되고, 작동도 매우 잘 된다”고 상품 설명을 했다.
범죄자의 물건을 모으는 수집가와 전문가들은 이번에 경매에 나온 계산기가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조씨의 물건이어서 희귀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범죄자들의 물건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이 흔하다고 전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시 사용됐던 잭 루비의 총은 1991년 경매에서 플로리다주의 한 부동산 재벌에게 22만 달러에 팔렸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