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전용 ‘제3주식시장’ 신설… 자금조달 숨통 터준다
입력 2011-12-30 19:08
중소기업주식 중심의 ‘제3의 주식시장’이 신설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2년 업무계획’을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새해 업무계획은 위기에 강한 금융, 기업과 동반금융, 서민과 나눔 금융 등 3대 정책목표와 6대 중점과제로 구성됐다. 시장불안에 선제적 대응, 공정한 금융질서, 금융시스템 선진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서민금융 내실화 등 기존 정책방향엔 기본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와 대비되는 대목은 실물경제 지원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금융환경 혁신, 고령사회를 대비한 금융 인프라 마련 등이다.
◇‘중소기업주식 전문투자시장’ 신설=금융위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하도록 중소기업주식만을 거래하는 ‘중소기업주식 전문투자시장’을 신설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성장 초기단계의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에 애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수는 2000년 178개에서 2010년 76개로 줄었을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그 때문에 그간에도 비상장 중소기업 주식 거래를 위해 장외시장인 프리보드(Free Board)가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이어 제3시장으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프리보드에서의 자금조달 규모는 2007년 5523억원에서 2010년 13억원으로 매년 위축일로다.
중소기업주식 전문투자시장은 프리보드를 보완할 실질적인 제3의 주식시장인 셈이다. 이 시장의 후보군은 외부감사대상 기업 중 비상장 중소기업 1만3000개, 기술력을 갖춘 이노비즈 인증기업 1만7000개 등 약 3만개다. 다만 중소기업주식은 대·중견기업에 비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기관투자자)로 한정된다. 이와 더불어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미래 대비 금융지원…100세 시대의 금융안전판 마련=미래 대비 차원에서 우선 신성장동력산업 및 녹색산업 금융지원이 강화된다. 정책금융공사의 신성장동력산업 육성펀드는 2011년 말 14개, 3조1746억원에서 18개 펀드 3조7746억원으로, 녹색산업 지원자금도 종전보다 2조3000억원 많은 10조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정책금융공사가 금융기관에 중소기업 대출자금을 빌려주고 민간 금융기관이 여신심사를 통해 개별 중소기업에 대출하는 특별 온랜딩 자금은 1조5000억원으로 2000억원 많아진다.
100세 사회에 대비한 금융안전판도 구체화된다. 금융위는 장기·분산투자 주식형 펀드에 대한 소득공제혜택을 신설하고, 생활자금 수시인출한도 50% 확대 및 지급방식 다양화 등을 통해 주택연금 활성화를 유도한다. 고연령층의 위험보장 수요에 대응하는 노후건강보험상품 개발 인프라도 마련된다. 고령자고용 촉진 차원에서 금융권 퇴직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고령자와 기업의 연계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서민금융 지원 범위·대상 늘어난다=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대출 등 3대 서민금융상품을 통한 지원규모가 확대된다. 종전에는 저소득층이라도 신용등급이 6등급 이상이면 서민용 소액대출사업인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없었으나 새해부터 이런 제약은 없어진다. 햇살론 대출액에 대한 정부 보증지원 비율은 85%에서 95%로 늘어난다. 저신용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은행권의 새희망홀씨대출 공급규모도 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를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효과적인 규제체제 마련을 목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추진한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에 소홀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원금 일부 감면 및 적절한 피해보상을 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그 외 기존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외환건전성 강화 등은 종전대로 추진하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마련했던 1차 배드뱅크(부실자산 정상화기구)에 이어 2차 배드뱅크 설립도 검토키로 했다.
창업에 늘 부담이 됐던 연대보증제도도 개선이 이뤄진다.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은 원칙적으로 폐지되고 법인사업자는 실제 경영자만 보증을 서면 된다. 여럿이 함께 창업하는 때도 연대보증액을 동업자들끼리 나눠서 감당할 수 있어 개별 보증부담은 크게 낮아진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