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코트 빅뱅… 프로배구 1-2위·프로농구 1-2위
입력 2011-12-30 18:25
겨울스포츠의 양대 산맥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새해 벽두부터 빅 매치로 팬들을 열광시킨다. 공교롭게도 1위팀과 2위팀이 나란히 맞대결을 펼쳐 코트를 뜨겁게 달구며 겨울철 인기 스포츠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프로배구=남자부 올 시즌 최고 빅카드가 새해 첫날 열린다. 오후 2시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1위 삼성화재와 2위 대한항공의 빅 매치다. 이 경기는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전초전으로 불릴만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던 양팀은 조직력과 파괴력에서 이번 시즌에도 챔프전에서 겨룰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삼성화재는 파죽의 10연승으로 16승1패(승점44)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대한항공은 5연승을 달리며 11승6패(승점34)로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앞서 두 차례의 경기서는 삼성화재가 모두 3대 2로 이겼지만 초접전 양상이었다.
삼성화재는 이 경기를 이길 경우 정규리그 1위 굳히기에 들어가고 대한항공이 이기면 선두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죌 수 있다. 현재 10점인 승점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이 경기는 또한 최고용병 자리를 두고 가빈(삼성화재)과 마틴(대한항공)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빈은 1라운드에서 39점, 2라운드에서는 34점을 몰아넣으며 펄펄 날았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인 5세트에서 결정력 높은 강타를 잇달아 퍼붓고 팀 승리에 앞장섰다. 슬로바키아 출신 마틴은 1라운드 44점으로 제몫을 다했으나 2라운드에서 자국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27점으로 부진했다. 이번이 설욕전이 되는 셈이다.
대한항공의 승리방정식은 자신들의 장기인 강서브부터 풀어야 한다. 마틴, 김학민의 강서브가 얼마만큼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과 수비도사 석진욱을 흔드느냐에 달렸다. 11월20일 삼성화재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현대캐피탈의 승리는 강서브를 바탕으로 주포 가빈을 블로킹하는데 총력전을 기울인 결과였다. 대한항공도 가빈이 스파이크를 할 때 3명의 블로커가 달라붙어 유효블로킹을 얼마나 만드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현대캐피탈의 용병 수니아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가빈을 겨냥한 마틴의 적극적인 블로킹이 변수가 된다.
◇프로농구=1, 2위를 달리는 원주 동부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1일 오후 5시 안양체육관에서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올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이다. 동부는 인삼공사와 세 차례 만나 2승1패로 앞서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모두 박빙의 승부였다.
동부는 톱니바퀴 같은 수비 조직력으로 연승을 거듭해왔다.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타워’의 높이는 타 팀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여기에다 슈터 황진원의 한방 덕에 동부는 올 시즌 한차례도 선두를 뺏기지 않았다. 최근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부상을 입었지만 백업 멤버 안재욱이 공백을 깔끔하게 메우고 있다.
인삼공사는 동부보다 조직력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무섭다. 수준급 포인트가드 김태술, 외곽 한방씩을 갖춘 가드 박찬희와 포워드 이정현, 올라운드 플레이어 양희종, 괴물로 불리는 신인센터 오세근 등이 인삼공사 돌풍의 주역이다. 여기에 베테랑 가드 은희석과 포워드 김성철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1, 2라운드 대결에서 동부에 석패했으나 3라운드에서는 종료 직전에 터진 김성철의 결승골로 신승했다. 동부와 인삼공사의 맞대결 스코어는 차례로 67-65, 64-60, 64-66에 불과할 정도로 득점은 쌍방이 모두 빈약했다. 두 팀 공히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팀의 정면충돌은 막판 체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동부는 정예 라인업 위주로 경기를 운영해온 탓에 주전들의 체력이 점점 달리고 있고, 인삼공사도 31일 서울 삼성과 맞붙고 하루 뒤에 바로 동부를 상대하기 때문에 체력 부담을 안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곽경근 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