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뚫는 양상추·깻잎… 연말 물가 비상

입력 2011-12-29 19:15

농축산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연말연시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양상추 상품 8㎏ 한 상자는 2만865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50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5배 넘게 오른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소매가격도 1통에 1900원 안팎으로 한 달 전에 비해 배 가까이 올랐다. 양상추 가격의 고공행진은 현재 파종하고 있는 2기작 물량이 나오는 내년 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추와 깻잎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적상추 상품 1㎏의 소매가격은 1만원에 육박한다. 한 달 전 7480원보다 30%가량 뛴 것이다. 적상추 중품은 7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67.5% 올랐다. 깻잎은 상품과 중품 1㎏ 가격이 1만9580원, 1만80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각각 28.5%, 38.5% 비싸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구제역 파동으로 ‘금겹살’이 됐다가 진정국면에 들어섰던 삼겹살값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22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중품 500g) 소매가격은 평균 1만22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4.3% 상승했다. 쌀값도 20㎏(상품) 소매가격이 4만3933원으로 1개월 전과 비슷하지만 1년 전에 비하면 8.8%나 올랐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안정 목표 달성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자인했다. 이날 발표된 ‘2011년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점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4.0%(잠정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초 2010∼2012년 물가안정목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3.0±1%인 점에 비춰보면 물가안정목표를 간신히 맞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 개편(신지수)되기 이전의 구(舊)지수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4.4% 정도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올해 마지막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정부가 설 명절까지를 ‘생필품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해 생필품과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한파에 대비해 주요 농축산물 수급 동향을 점검, 불안 품목은 계약재배와 비축물량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연말연시를 틈타 생필품 가격, 서비스 요금을 편법으로 올리는 불공정 행위를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