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캠프캐럴서 고엽제 성분 발견 못해” 한미공동조사단 발표
입력 2011-12-29 19:06
퇴역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의 증언으로 지난 5월 불거진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 영내 고엽제 매립 의혹은 의혹만 남긴 채 조사가 마무리 됐다. 한미공동조사단은 29일 오후 칠곡군청에서 6개월간 진행해온 고엽제 매립 의혹 관련 조사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나 특별한 성분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매립 의혹지역에 대한 지구물리탐사와 토양 시추조사 결과 드럼통 매립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과거 근무자 172명에 대한 인터뷰와 관련 기관 32곳에 대한 기록조사 과정에서도 D구역에 매립돼 있던 것은 고엽제가 아닌 살충제, 제초제, 솔벤트, 기타 화학물질이었고 이미 굴착돼 본토로 수송됐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군기지 지하수 관측정에서 고엽제 관련 성분 중 하나인 2,4,5-T가 극미량 검출된 데 대해서는 다른 제초제에서도 사용되는 성분이어서 고엽제 매립의 직접적인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 자체 조사에서는 2,4,5-T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군의 고엽제 사용에 대해서는 1968년 380드럼의 고엽제가 한국으로 수송돼 한국 육군에 의해 비무장지대(DMZ)에서만 사용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그동안 고엽제 매립 의혹으로 고통받아 온 칠곡 주민들은 조사결과에 “다행이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칠곡군은 ‘암환자가 많다’ ‘물이 오염됐다’ 등의 괴소문에 시달렸고, 농작물 가격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등 물질적 피해도 컸다.
시민단체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발표 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고엽제 정밀조사를 위한 한미합동조사단을 다시 조직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칠곡=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