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한·중 정상 ‘핫라인 불통’ 의식한 듯… 전략대화 ‘소통’에 방점

입력 2011-12-27 18:5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10일 만에 열린 제4차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의 초점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유지, 이를 위한 양국의 소통 강화에 모아졌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7일 양국 간 고위급 전략대화가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박석환 외교부 제1차관과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의 안정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장 부부장을 30분간 면담한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양국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이처럼 소통을 강조한 것은 지난 19일 북한의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의 전화통화 요청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응하지 않아 빚어진 ‘핫라인 불통’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외교장관 간 유선접촉, 22일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 베이징 회동, 내년 1월 초 양국 정상회담 개최 등 다층적 대화채널이 가동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화 분위기가 실질적 협력 틀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강조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서는 일방적으로 북한 편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측은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과 관련, 한·중 고위급 상설 협의체 신설 문제도 논의했다. 중국 측은 “검토 중”이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전날 우리 측이 발표한 종합대책과 관련해서는 “총기 사용이 남용될 경우 큰 문제가 된다”며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의 방미는 지난주 중국 방문에 이어 김 위원장 사후 한반도 정세대응 방향을 둘러싸고 관련국 간 조율을 본격화하는 것이어서 논의의 향배가 주목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