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현정은, 김정은에 조의 표명…남측 인사로는 처음

입력 2011-12-26 23:0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조문하기 위해 방북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6일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직접 만나 조의를 표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김정은이 지난해 9월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남측 주요 인사를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북 조문단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이날 낮 백화원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2시10분쯤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조문하고 김정은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이 여사와 현 회장에게 정중히 사의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사는 조문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서 영면하셨지만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썼고, 현 회장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주신 국방위원장님을 길이길이 우리의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라고 기록했다. 이 여사 일행이 김 위원장 빈소에 도착해 김정은에게 조의를 표하고 조의록에 서명한 시간은 10여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 일행은 조문을 마친 뒤 오후 6시30분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로 되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숙소와 빈소 간 거리는 승용차로 5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문단이 조문 후 숙소로 돌아오기 전 북한 고위인사들과 접촉을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이 여사 일행이 조문을 마치고 숙소로 오기까지 4시간의 공백시간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한 바 없고 귀환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사 일행은 이날 오전 8시28분 경기도 파주 민간인통제선 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방북했고 27일 오전 8시 평양을 출발해 개성공단을 거친 뒤 판문점을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