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8호선 역사, 스크린도어 비리 적발… 감사원 “개발된 부품을 신개발품으로 속여 납품”

입력 2011-12-26 18:56

서울도시철도공사가 5∼8호선 역사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서 이미 개발된 부품을 자신들이 개발한 것처럼 속인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작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시 등을 대상으로 공직자의 이권개입 비리를 감사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 기술연구센터장 A씨는 2006년 3월 스크린도어에 사용할 구동장치 국산화 개발 등을 추진하면서 퇴직자 B씨와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이후 A씨는 이미 개발돼 있던 C사 구동장치를 B씨와 도시철도공사가 함께 개발한 것처럼 꾸민 다음, C사가 B씨 명의를 빌려 제품을 납품토록 했다.

C사는 자사 사양이 기술표준으로 채택되면서 5∼8호선 143개 역사 스크린도어 공사에 305억원어치의 구동장치를 납품했다. A씨는 이처럼 C사에 납품 편의를 제공하고 매달 500만원씩 1억6800만원을 받았다.

도시철도공사는 또 D사가 실용신안을 등록한 모듈화 공법을 예산절감을 이유로 기술표준으로 채택, 116개 역사에 600억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 받았다.

하지만 도시철도공사는 이 공법 채택을 설계가격에 반영하지 않아 32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도시철도공사 사장에게 비위 내용을 통보하고, 알선 수재 등 혐의로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