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16일 오후 9시13분에도 결재 업무”… 노동신문 ‘김정일 16일 사망설’ 일축

입력 2011-12-26 00:10

사망시점 등에 의혹이 일고 있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9시13분에도 생존해 있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30분에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16일 오후 8시 사망설’ 등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자 정론에서 “(16일) 밤이 깊어가는 21시13분, 바로 그 시각 한 일군은 장군님께서 수표(서명)하신 하나의 문건을 받아 안았다”며 “양력설을 맞이하는 평양시민들에게 청어와 명태를 공급할 데 대한 문제를 료해(파악)하시고 결론을 주신 문건이었다”고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건강상태가 극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 직전까지도 국민생활 향상을 위해 업무에 몰두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지만, 결재시간을 분 단위까지 공개한 것에는 ‘16일 사망설’ 등을 일축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김 국방위원장 사망 애도기간에 탈북을 시도한 주민들에 대해 “3대를 멸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복수의 양강도 주민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보도된 19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한국에 가기 위해 압록강을 건너려던 고씨 일가가 국경경비대에 체포됐다. 이러한 사실을 보고받은 김정은이 대로해 “이런 때에 월경하는 자들은 모두 역적”이라며 “3대를 멸족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23일 북한의 대중국 무역도시인 신의주의 분위기를 전하는 현장 르포를 통해 저녁이 되면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 압록강 건너편 중국 단둥(丹東)의 활기찬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보도했다.

신의주 밤거리는 자동차 불빛만이 간간이 스쳐가는 가운데 암흑 속에 빠져 호텔과 식당 등의 네온사인만 보이고 행인들은 보도 옆으로 넘어지지 않으려고 손전등을 사용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25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정전이 계속되고 시장도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등지에 나와 있는 북한의 무역일꾼들이 긴급히 장례용품을 본국에 공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