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유엔 묵념 韓·美 참석안해 썰렁… 北 “이틀간 4400만명 조의” 추모 인원 부풀려
입력 2011-12-23 01:07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모열기를 과시하기 위해 사망발표 후 이틀간 40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조의를 표했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또 북한 내 상점과 식당 등도 영업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북한이 요구한 유엔의 묵념식에 미국과 한국 등은 불참했다.
릐추모열기 선전하는 북한=김 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연 4392만여명이 북한 전역에서 조의를 표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같이 보도하면서 같은 기간 호상(護喪·상례에 관한 일을 주선하고 보살피는 일)을 선 군인과 일꾼, 학생의 수는 연 271만4000여명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수산 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재차 참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추모하기 위해 북한 내 상점과 식당, 외국인 투자 카지노 등이 영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1996년부터 평양에 살고 있다는 한 독일인은 전화 인터뷰에서 “상점과 식당, 극장, 영화관, 슈퍼마켓이 모두 문을 닫았다”면서 “나이 든 여성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기절하는 것을 2~3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릐김평일 슬픔의 눈물=김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주폴란드 대사가 김 위원장의 사망에 매우 슬퍼하고 있다고 주폴란드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대사관을 찾은 연합뉴스 기자가 김평일이 대사관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지를 묻자 “아직 계신다. 조문객들을 받고 있다”고 답한 뒤 “슬픔이 무척 크시다. 그렇게 슬퍼하는 건 처음 봤다. 눈물을 흘리시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평일의 장례식 참석여부에 대해 “대사님이 결정하실 텐데 아직 결정하지 않으셨다”면서 “직분도 있고, 다른 공관장들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유엔 총회에서 북한의 요청대로 김 위원장 사망 추도 묵념이 회의 시작 전 25초 동안 진행됐으나 한국·미국·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는 불참했다. 당시 유엔 총회장 좌석의 절반은 비어 있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설치된 김 위원장의 분향소에는 19일 아샤 로즈 미기로 유엔 사무부총장과 리바오둥(李保東) 주유엔 중국대사 등이 다녀간 이후 유엔에서 활동하는 고위 외교관은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김 위원장 사망이 정책을 바꿀 특단의 사정은 될 수 없다”며 조선총련 간부의 방북을 불허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