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서울 중곡동 늘사랑교회
입력 2011-12-23 18:23
화재로 예배당 전소… “시련 이겨내야죠”
지난 6일 오후 6시쯤 서울 중곡동의 한 대중목욕탕. 직원이 욕실 문을 열고 다급하게 외쳤다. “김원옥씨! 집에 불났대요.” 옷장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부재중 전화가 수십통 와 있었다.
정신없이 집으로 향했다. 경찰차가 눈에 띄었다. 그 옆에 급히 차를 대고 건물 안으로 향했다. 경찰이 “교회 책임자냐”고 물었다. 불은 집이 아니라 늘사랑교회에서 난 것이었다. 교회와 집은 아래 위층이다.
이날 5시53분에 시작된 불은 8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차 17대, 소방관 70여명이 동원됐다. 하지만 25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불은 강대상 바로 아래에서 시작됐다. 스피커, 조명 등이 꽂힌 콘센트에서 불꽃이 튄 것으로 추정됐다. 불은 강대상을 시작으로 예배당 내 모든 것을 태웠다.
강대상 전면에 나무 십자가가 있었다. 이 십자가는 흔적도 없었다. 타다 남은 강대상은 기역자로 구부러져 고꾸라져 있었다. 벽면에 걸려 있던 선풍기는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지난 20일 교회에서 만난 김원옥(58) 목사는 “하나님이 지켜주시는 교회가 불에 타 교인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고 말했다. 첫째는 인명피해가 없었다. 4시께 한 성도가 교회에 있었지만 불이 났을 땐 집에 간 상태였다. 5층 주인집 노인들도 화재를 알아채고 빨리 대처했다.
또 화재 이후 성도들은 하나가 됐다. 늘사랑교회는 1993년 지성교회와 합병했다. ‘늘사랑교회’라는 이름을 유지하지만 지성교회도, 늘사랑교회도 아닌 ‘새로운 늘사랑교회’라고 항상 강조했다. 그러나 성도들은 쉽게 동화되지 못했다. 사소한 일에도 편이 갈리곤 했다.
김 목사는 “이번 사건 이후 교인들이 서로 걱정하고 격려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더라”고 기뻐했다.
물론 걱정은 된다. 화재보험은 생각도 못했다. 교회 재정도 없다. 교회 성도가 50여명에 그친다. 그나마 대다수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이다. 지난 회기 때는 예장 통합교단의 노회비도 못내 민망했다. 지난해 운전자보험을 해약하고 그 돈을 임대료에 보태야 했다.
김 목사는 노회에서 고지식하고 돈 욕심 없는 목회자로 통한다. 전도를 해도 굳이 늘사랑교회로 오라고 강조하지 않는 목사로도 알려져 있다. 환경 따라 이동하는 목회자는 목회자도 아니라며 조건 좋은 목회지를 거들떠본 적도 없었다.
이날 김 목사의 표정은 밝았다. 이번 일로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에 안 다니는 지역 동장이 나서서 불 끌 때 사용해 고여 있는 물 퍼내는 데 도와주고요. 불났을 때 인근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울었대요. ‘좋은 일하는데 불이 나서 어쩌냐! 뭐로 돕노!’라면서요.”
김 목사는 “일단 쓸 만한 장의자부터 닦아 놓고 이번에는 배선도 제대로 하려고요”라며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어려운 교회들은 청원서, 교회(자기)소개서와 기타 서류를 제출하면 이를 취재해 보도하고 후원자들의 명단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성금자 명단 (단위:원)
△박응석 김옥순 20만△한용현 이종성 이성규 백선아 10만△박용환 강흥원 무명 5만△문인근 엄은희 강정숙 주님의은혜 3만△최순영 2만△방선현 1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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