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노숙인 10명 중 3명 “종교행사에서 마음의 위안 얻는다”

입력 2011-12-22 20:59


서울역 주변 노숙인 10명 중 7명은 예배를 드리거나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등 종교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행사 참여로 얻게 되는 긍정적인 요소로는 ‘마음의 위로’가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교봉)은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노숙인 실태조사 발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6∼12일 서울역 주변 거리 노숙인, 시설 노숙인 등 472명에 대해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 등 11개 기관 관계자들의 일대일 면접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49.34세였다. 연령 범위는 15∼79세로 나타났다. 노숙생활 기간은 평균 8.63년이었고, 52년 동안 노숙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학력은 고졸이 140명(29.9%)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대 등 대학을 다닌 경험이 있는 경우도 38명(8.1%)이나 됐다. 이들의 종교는 개신교(182명·40.6%), 불교(53명·11.8%), 천주교(33명·7.4%) 등 순으로 나왔다. 또 응답자의 69.2%는 종교 관련 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무료급식(41.1%), 예배·미사 등 종교행위(38.8%), 종교단체 쉼터 및 시설 이용(21.2%·이상 중복응답) 등을 경험했다.

종교행위 참여로 얻게 되는 긍정적인 면으로는 ‘마음의 위로’(134명·31.8%)가 가장 많았다. ‘복지서비스 이용’(107명·25.4%)보다 높은 결과다. 개선돼야 할 점으로는 ‘참여 선택자유의 제한’(124명·30.0%)이 가장 많이 꼽혔다.

코레일의 서울역사 내 노숙인 퇴거 조치의 부적절성도 드러났다. 퇴거조치 이후 쉼터에 새로 입소한 노숙인은 11.9%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서울역사 주변 지하도나 다른 공공장소로 흩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주관한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종교단체가 주거가 취약한 거리노숙인, 만성노숙인에 접근할 때 전문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노숙인의 욕구는 주거, 일자리, 의료 영역에 집중돼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