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에 건넨 성배 독은 두배… 곡절끝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입력 2011-12-21 21:20
새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최강희(52) 전북 현대 감독이 선임됐다. 하지만 최강희 신임 감독은 내년 2월 쿠웨이트 전 결과에 따라 다시 경질될 수도 있는 시한부 운명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최 감독 임기를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라고 계약서에 명기하되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 전 패배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대표팀 감독 계약 자체를 파기한다’(경질을 의미)는 문구 등 2개의 옵션조항이 담긴 계약서를 가지고 이르면 22일 최 감독과 최종 사인할 계획이다.
대표팀 감독과의 계약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김진국 전무는 21일 국민일보와 별도로 만나 “최강희 신임 감독의 임기는 원칙적으로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라며 “계약서에도 기본 임기가 2014년까지라고 분명히 적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최 감독 계약서에 2개의 (계약 파기 가능) 옵션조항이 함께 명기되는데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 실패시와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시”라며 “쿠웨이트에 져서 아시아 최종 예선에 오르지 못하거나 아시아 최종 예선에 나가더라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최 감독과의 계약은 바로 파기될 수 있다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최 감독 사기를 고려해 2가지 옵션조항 가운데 당장의 쿠웨이트 전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첫 번째 옵션조항을 삭제해주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협회의 기본 원칙대로 가기로 결정했다. 김 전무는 “최 감독이 월드컵 본선행을 반드시 이뤄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며 “그러나 계약서는 모든 일의 기본이기 때문에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계약서에 명기해 놓자는 것이 협회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 여부는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 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는 2013년 상반기 끝나는 아시아 최종 예선전에서 결정된다. 결론적으로 최 감독은 쿠웨이트 전을 잘 치르지 못하면 곧바로 경질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대표팀을 맡게 됐다.
앞서 황보관 협회 기술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한 동기유발 능력이 탁월하고, 대표팀을 지도했던 경력(2002∼2004년 대표팀 코치),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 등을 고려해 최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보 위원장은 “일부 외국인 감독과 금전적인 부분까지 논의가 오갔지만 최 감독이 애초부터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고, 최 감독을 세 차례 직접 만나 최종 승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22일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대표팀 운영 방침을 밝힌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