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주중 北대사관 빈소, 원자바오 등 中 지도부 조문
입력 2011-12-21 18:35
주중 북한대사관이 21일부터 일반인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르탄(日壇)공원 북문 부근에 있는 북한대사관에는 이날 아침부터 일반 시민은 물론 주중 외교사절의 조문이 이어졌다.
중국 측에서는 브루나이 공화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자칭린(賈慶林) 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허궈창(賀國强)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이날 오전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 이로써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빈소를 찾았다.
북한대사관 정문에는 이날 오전 화환을 든 일반인이 몰려들었다. 정문 경비병들은 조문객의 수가 10명 정도가 되면 대사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이 조문객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했다.
김 위원장 빈소는 4층짜리 대사관 건물 내 2층 강당에 설치됐다. 가로·세로 50m가량이 넘는 이곳 정면 벽에는 김 위원장의 영정이 걸려 있었고 따로 제단은 설치되지 않아 소박한 분위기였다. 조문객들은 이곳에 도착하면 먼저 헌화한 뒤 20초가량 단체 묵념을 하는 식으로 조문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대학원생 셰원추이(謝文翠·26)씨에 따르면 영정 아래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요인들이 바친 화환이 배치돼 있었고 강당 오른쪽과 왼쪽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등 대사관 관계자들이 도열해 조문객을 맞았다.
방명록은 강당 입구에 있었고 이곳 복도에는 화환과 꽃다발들도 놓여 있었다. 이 중에는 외교부 등 중국 정부기관이 보낸 것도 보였고 민간기업 이름으로 된 화환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빈소 안에는 20∼30명이 줄을 서 있었고 강당 입구에도 60∼70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사관 주변에는 전날과 다름없이 공안 경비차량이 줄지어 배치돼 있었다. 다만 시민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날부터 사복경찰이 대사관 주변 경비를 맡고 있었다. 이들은 조문 상황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대사관 정문 가까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에 따라 정문에서 비스듬히 50m가량이나 떨어진 곳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사진 촬영을 해야 했다. 기자가 정문 부근에서 조문객을 촬영하자 금방 공안이 나타나 “기자냐,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신분증을 보여주자 부근에 있던 간부에게 데려가 상황을 보고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포토라인에 가서 사진을 찍으라”며 신분증을 돌려줬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