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서울시 고위직 ‘인사 태풍’ 분다

입력 2011-12-20 22:48

서울시가 이달 말 고위직 공무원을 대폭 물갈이할 방침이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통해 오세훈 전 시장의 그림자를 말끔히 치우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1급을 포함한 실·국장급 인사를 이달 29일쯤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일자로 인사발령을 낼 계획이다”며 “실·국장이 거의 전보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이번 인사는 새로운 시각에서 박원순 시장의 선거공약을 담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적합한 인물을 가려낼 것”이라며 “지금까지 소외된 인사에게 기회를 주는 등 6가지 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내세운 인사원칙은 공정, 소통, 책임, 감동, 공감, 성장이다. 이에 따라 본청 실·국장 40명 대부분이 시 자치구와 산하기관 등으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시의 1급은 별정직인 여성가족정책관을 포함해 7명, 2급 12명, 3급은 21명 등이다.

이후 과장급과 하위직까지 연쇄적으로 인사이동이 이뤄져 1월말∼2월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시는 또 산하기관장 인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미 사표가 수리된 서울시농수산물공사를 비롯해 공석인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임기가 끝났거나 끝나는 서울의료원과 세종문화회관 등이 대상이다. 시가 최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과 서울메트로 대표이사 채용비리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것도 이번 물갈이 인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 부시장은 “앞으로 공모로 기관장을 선임할 때는 투명, 경쟁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외부 헤드헌팅사를 활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임명된 산하기관장의 남은 임기는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