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민통선 주민, 軍 요청에 영농 취소… TV뉴스 보며 촉각
입력 2011-12-19 18:33
19일 오후 임진각에서 바라본 북쪽은 평소와 다름없이 한적했다. 임진각을 방문한 시민들은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걱정하면서도 평화가 찾아오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1리 주민 고은철(52)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임진각 전망대에 올랐다. 고씨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두 달 전 군대 간 아들이 생각나 심난해서 올라왔다”면서 “불안한 상황이 계속 되겠지만 평화적으로 잘 해결돼 좋은 시절이 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인모(65·여)씨는 “임진각으로 오는 길에 차에서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다”면서 “김 위원장 사망으로 한 시대가 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 파주시 광탄면에서 온 황춘자(69·여)씨는 “이젠 우리 동네에도, 나라에도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파주·연천·김포 등 경기북부 최북단 민통선 마을 주민들은 당혹감과 불안감 속에 뉴스를 예의 주시했다.
민통선 지역에는 아직 이동제한 등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파주시 대성동 마을 주민들만 군부대 요청으로 영농활동을 취소했다. 민간통제구역 내 마을 주민들은 겉으로는 차분한 일상생활의 모습이었지만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얘기하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정오를 조금 지나 군부대로부터 당분간 논밭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농한기라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전했다.
군부대와 민통선 마을이 밀집한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뉴스를 지켜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통선 내에 위치한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1리 이근용(54) 이장은 “앞으로 내부 권력승계 과정에서 ‘불바다’ 발언 등 어떠한 돌발 위협이 발생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임진각·파주·철원=김미나 김도영 이종구 기자 mina@kmib.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