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첫 직장 들어가서 평균 1년밖에 안 다닌다
입력 2011-12-18 18:58
고용정보원 논문, 2008년 졸업자 1만8000명 분석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대졸 청년들의 첫 직장 근속기간이 1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상사 또는 동료와의 갈등에 따른 이직’ 비중이 남성보다 70%나 높아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 김동규 부연구위원은 ‘고용과 직업연구’ 최신호에 게재한 ‘대졸 청년층의 눈높이가 첫 직장 근속기간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은 2007년 8월과 2008년 2월 대졸자 중 임금근로자로서 첫 직장을 다니고 있거나 다녔던 경험이 있는 1만8000명에 대한 분석자료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18일 논문에 따르면 대졸 청년층의 첫 직장 근속기간이 12.56개월이었다. 김 위원은 “예상보다 대졸자들의 직장 근속기간이 짧은 것은 경기침체와 양극화 현상으로 기업이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채용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근속기간에 남녀 및 대학등급별 차이도 있었다. 남성의 경우 첫 직장에서 평균 12.98개월 재직했지만 여성은 12.01개월로 평균 1개월 정도 적었다. 상위권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은 첫 직장에서 15.26개월 재직한 데 반해 전문대 졸업자는 12개월 머무른 데 그쳤다. 남성과 상위권 대학졸업생들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사회현상 때문으로 파악된다.
첫 직장 이직 사유로는 남녀 모두 ‘보다 나은 직장으로의 전직’(20.0%)과 ‘보수 이외의 근로여건 불만족’(18.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상사 또는 동료와의 갈등’이라는 인간관계 문제에 따른 이직 비중이 7.5%로 남성(4.4%)보다 훨씬 높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은 “남성은 군대 등을 통해 선후배 위계질서에 대한 훈련을 쌓은 반면 여성은 이런 점이 부족해 직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간관계에서 더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녀 모두 졸업 학점이 높고 업무와 전공 일치도가 크거나 정규직으로 입사했을 때 첫 직장에서의 근무기간이 길었다.
또 민간기관 종사자는 공공기관 종사자에 비해 퇴직을 빨리할 가능성이 남성은 2.079배로 높은 반면 여성은 1.279배에 그쳐 여성보다 남성이 직장 형태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김 위원은 “대졸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구직을 위해서는 남녀별, 대학수준별 차별화된 진로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제공해야 한다”며 “여학생들에게는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을 별도로 편성해 취업 후 직장 정착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