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에 정보유출 美 매닝 일병 “성 정체성 혼란 정신장애”
입력 2011-12-18 21:44
수천건의 미국 외교전문과 군 기밀정보를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었고, 갑작스런 분노 폭발 등 평소 정서 불안정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포트 미드에서 열린 매닝 일병에 대한 이틀째 예비심리에서 그의 변호인들은 “매닝의 불안정한 감정 상태를 감안할 때 그에게 비밀문서에 접근할 권한을 준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논지를 폈다.
한번은 몹시 화가 난 매닝이 책상을 뒤엎은 뒤 컴퓨터를 들어 바닥에 던져 버리기도 했다고 동료 병사들은 증언했다.
특히 매닝은 자신의 상관인 폴 앳킨스 상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이 ‘성 동일성 장애’(생물학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인격적으로는 자기가 반대 성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증상)를 겪고 있다면서 여성 복장을 입은 사진을 첨부해 보여줬다.
그는 이어 성 정체성 장애가 자신의 업무 능력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자신의 생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앳킨스는 상부와 의논해 매닝을 기밀문서를 다루는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앳킨스는 이에 대해 매닝이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인 2009년 가을 이전에 이미 그가 불안정한 상태인 것을 알았지만 미 육군의 정보분석가가 부족해 그를 업무에서 뺄 것을 건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매닝의 변호인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미 법정에 세우려는 법무부가 매닝과의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피고가 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을 하는 대가로 검찰 측이 형을 낮추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