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술력으로 美무인기 나포”… 위성항법장치 교란시켜 착륙 유도

입력 2011-12-17 00:17

이란이 기술력으로 미국의 첨단 스텔스 무인기를 가로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이란 기술자를 인터뷰해 무인기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기술로 이란 수중에 들어갔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중동을 비롯해 세계 분쟁 지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무인기 전술 활용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인기는 GPS가 최대 약점”=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란 기술자는 “무인기 통신망에 방해 신호를 쏴 (원격조종사와) 교신을 끊어 무인기를 자동운항 장치로 전환하게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두뇌를 잃은’ 무인기는 이란 영토의 특정 지점을 아프가니스탄의 기지로 착각하고 착륙했다고 이 기술자는 설명했다. 최근 이란 관영 TV가 공개한 무인기는 별 손상을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란 정부는 앞서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란 기술자는 “GPS가 무인기의 최대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전에 추락한 미 무인기 2대에서 GPS 교란에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는 게 서방 군사기술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란은 2009년 미 중앙정보국(CIA) 첩보위성을 몇 차례 작동정지 상태로 만들어 서방 정보기관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미국도 무인기가 GPS 측면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데이터 암호화 등 작업을 해왔다고 CSM은 전했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이 된 만큼 앞으로 무인기 운용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란 수중에 떨어진 스텔스 무인기는 이란의 핵시설로 의심되는 장소를 정찰하고 있었다고 CNN방송이 미군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15일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무인기 반환을 요구한 사실을 조롱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부탁해(pretty please)’ 외교를 하자는 것인가, 설마 농담이겠지”라고 했다.

◇“이라크 영공 비어 긴장 고조”=이란은 핵 기술 개발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란은 자체적으로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을 내년 2월 연구용 원자로에 장전할 계획이라고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앞으로 두 달 안에 20% 농축 우라늄 연료판이 테헤란 의학 연구용 원자로 안에 장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관세국은 모스크바 공항에서 방사능 물질인 소듐-22를 소지한 승객의 가방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승객의 목적지는 이란 수도인 테헤란이었다. 관세국은 “소듐-22는 원자로 가동 후에만 획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군의 이라크 철수로 이란을 공격할 최단 경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워싱턴타임스가 전했다. 제프리 뷰캐넌 미군 대변인은 “이라크는 아직 전투기 조종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공중을 감시할 레이더 장비만 갖춘 형편”이라면서 “F-16s 전투기 또는 대공 시스템을 갖게 될 때까지는 공중 방어 체계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