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안전에 허점 없는지 다시 총점검하라

입력 2011-12-14 17:54

고리 원전 3호기가 14일 발전기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전날 울진 원전 1호기에 이어 고리 원전 3호기도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겨울철 전력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원전 3호기 터빈발전기의 과전압보호계전기가 동작하면서 발전이 정지됐다”면서 “과전압보호계전기는 발전 과정에서 과전압이 걸리면 자동으로 발전기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한수원 등 전력당국은 과전압 원인 등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13일에는 발전소 내 보조보일러 성능시험 과정에서 증기를 물로 환원시키는 복수기가 이상을 일으켜 울진 원전 1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현재 울진 원전 6기 가운데 1호기와 계획예방정비 중인 4·5호기 등 3기가 멈춰선 상태다. 특히 4호기는 증기발생기 2개에 연결된 전열관 3800여개가 마모되는 등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비 기간이 당초 올 10월에서 내년 3월까지 늦춰졌다. 지난 9월에는 4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원자로 건물 안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근로자 32명이 극미량의 방사선에 피폭됐고, 지난달 11일 원전 6호기가 원자로 냉각재 펌프를 구성하는 과전류보호계전기 교체작업 중 오작동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원전 사고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지구적인 재앙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전력당국은 모든 원전 시설에 대해 정밀조사와 안전점검을 실시해 사고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여줄 때다. 원전 안전성에 대해 커지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워야 할 막중한 책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고리 원전 3호기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력예비율이 올 겨울 들어 최저인 8%대까지 떨어진 것도 우려할 대목이다.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한겨울에 전력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