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原電 3호기도 고장… 겨울철 전력 수급 ‘비상’

입력 2011-12-14 21:49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잇단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겨울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14일 오전 고리 원전 3호기가 고장 나 가동이 멈췄다. 한수원은 “터빈발전기의 과전압 보호계전기가 작동하면서 발전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과전압 보호계전기는 발전 과정에서 과전압이 걸리면 발전기를 보호하기 위해 작동된다. 한수원은 과전압 발생 원인을 분석 중이다.

앞서 13일 오후에는 울진 원전 1호기가 증기를 물로 바꿔 증기발생기로 보내는 장치인 복수기(復水器) 이상으로 가동이 정지됐다. 울진 원전 관계자는 “복수기는 진공상태여야 하는데 일부 공기가 유입돼 발전이 정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울진 1호기와 고리 3호기가 잇따라 고장 남에 따라 전열관 손상으로 수리 중인 울진 4호기와 정비중인 울진 5호기, 월성 4호기까지 포함하면 현재 가동되지 않고 있는 원전은 모두 5기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0월 겨울철 전력난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1월 둘째·셋째 주 예비전력이 53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원전들의 발전용량은 각각 95만∼100만㎾로 모두 300만㎾에 이르는 용량이다. 따라서 복구가 늦어질 경우 지난 여름철과 같은 정전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리 3호기 가동중단으로 14일 오전 한때 전력예비율이 올겨울 최저치인 8%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지경부는 1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를 동계전력 비상수급 기간으로 정하고 에너지 사용제한 위반 시설에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행 첫날인 15일 서울 명동과 강남역 등에서 민관합동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고리 원전 3호기는 터빈밸브작동기 중고 부품이 공급돼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원전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고장을 일으킨 곳은 터빈발전기 부분이어서 중고부품 납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나 총체적인 부실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