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기부 천사’… 대구산업정보대 이수민씨,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돕기 앞장

입력 2011-12-13 19:08

“땀 흘려 모은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껴요.”

서른 살 여대생이 주운 폐지를 팔아 이웃돕기에 쓰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과 3학년 이수민씨는 교내에서 ‘폐지 줍는 기부천사’로 불려진다. 경남 거창이 고향인 이씨가 폐지나 종이박스를 수거해 처분한 돈으로 이웃돕기에 나선 것은 1학년 때 대학의 학생지원처 근로장학생이 된 이후부터였다.

이씨는 근로장학생 업무를 보면서 사무실에서 다량으로 발생하는 폐지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끝에 그냥 폐기처분하기보다는 이를 모아 고물상에 처분해서 돈을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이렇게 처음 마련한 돈 5만원을 고향마을 경로당 노인들에게 전달했고,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폐지 모으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후 이씨는 주말이면 자택 부근인 대구 황금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폐지와 빈 종이상자를 모으는 한편 자신이 보조교사로 있는 어린이집 폐지 처리까지 도맡아 하면서 성금을 마련했다.

이씨는 가게를 방문해 폐지를 수거할 때 주인에게 반드시 “폐지를 수거하는 분이 있느냐?”고 묻는다. 혹시 자신 때문에 피해를 보는 어르신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의 코스가 일정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다니지 않는 곳을 골라 폐지를 모은다”는 이씨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모은 폐지를 현장에서 바로 기부하기도 한다.

폐지 수거로 매달 5만원 정도를 모으는 이씨는 여기에다 어린이집에서 받은 월급 일부를 보태 독거노인 시설이나 이주여성들을 위한 쉼터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