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라운드 좌초되나… 미국·EU ‘무역협정’ 추진

입력 2011-12-13 18:20

10여년을 끌어온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가 결국 좌초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도하라운드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출범시킨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 체제다. 농산물·서비스 분야 시장개방 및 주요 국제무역 현안을 포괄하고 있으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입장차로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일부 선진국은 서비스 영역을 개방했을 때 감당할 여력이 있는 국가들만 포함시킨 ‘복수국 간 무역협정(plurilateral agreement)’을 추진 중이다.

이번 서비스 무역협정은 WTO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모든 WTO 회원국이 참여할 수는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자국 서비스 업체를 보호해야 하는 개발도상국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가입할 여지가 적다.

서비스 협정 관련 초안에는 “준비된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융· 해운·전문직 서비스를 개방하고 경영자와 숙련된 인력의 상호국 방문을 임시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WTO 산하 복수국 간 무역협정으로는 이미 민간항공기 교역협정, 국제쇠고기협정 및 정부조달협정이 체결돼 발효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무역협정의 경우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데다 회원국들이 똑같은 무역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