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무원, 월요 출근 늦추고 하루는 일찍 퇴근?… 속보이는 고용부 ‘꼼수’
입력 2011-12-13 18:13
고용노동부가 향후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으로 소속 공무원들의 ‘주말부부’ 생활이 불가피해지는 것을 감안해 ‘월요일 출근시간을 늦추고 주중 하루 퇴근을 일찍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13일 “세종시 이전 때문에 아내와 맞벌이로 일하는 남성 공무원들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여성 공무원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면서 “주말과 주중 하루 저녁이라도 충분히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게 하면 그런 고민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2013년 말 이전이 예정돼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말 후 월요일 아침 출근만 늦게 하도록 해도 주말을 충분히 보낸 뒤 아침에 부부가 같이 출근할 수 있다”면서 “출퇴근시간 유연근무제 확산 등과도 연결된다. 우리(고용부)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과 세종시 간 거리가 1시간 안팎이기 때문에 월요일에 조금 늦게 출근하고 대신 그만큼 더 늦게까지 일하고, 주중에도 평일 하루 퇴근 시간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만 제도화해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용부의 고민에는 내년 말 시작되는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소속 공무원들이 배우자 직장이나 아이 교육 문제 등으로 앞다퉈 서울에 남는 부처로 옮기려는 등 이탈 움직임이 많은 것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부처 이전이 자칫 가정불화 등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 등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이전 효과를 무시하고, 가족은 서울에 남긴 채 공무원 한 명만 세종시로 내려
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