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배수·이국철 5∼6차례 접촉… 폭로 후에도 만나 입맞춰

입력 2011-12-13 18:14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폭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6·구속)씨가 이 회장 구명을 위해 실제 로비에 나섰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나 사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나왔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12월 SLS그룹의 기업회생(워크아웃) 절차가 시작될 무렵부터 최근까지 박씨를 5∼6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은 이 기간에 로비 창구인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42·구속기소)씨를 통해 박씨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현금과 달러 등 6억원을 전달했다. 박씨 구속영장의 범죄 사실에는 빠졌지만 이 회장이 지난 1월 박씨를 만났을 때 직접 1억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박씨를 접촉했으며 SLS그룹 워크아웃 저지, 검찰 수사 무마, 회사 회생 등 청탁 내용도 다양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금품 대가로 담당 공무원들을 접촉하고, 관련 서류를 넘기는 등 ‘액션’을 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자금의 행방 등 로비 행적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 9월 이 회장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폭로한 이후에도 이 회장과 박씨가 서울 여의도에서 2차례 만난 정황을 잡았다. 박씨가 재직했던 코오롱그룹 선배 부인 명의로 ‘대포폰’을 만들어 이 회장과 120통 이상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이 말맞추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또 SLS그룹 일본 법인장 권모(48)씨로부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009년 5월 일본 출장 때 술값(20만엔)과 차량 렌트비(10만엔) 등 30만엔(440만원)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에게 지난 주말쯤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소환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한편 이 의원은 경북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끄럽게도 직원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 검찰 조사가 나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호일 노석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