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째 일본군 위안부 수요집회] ‘일본 사죄’ 끝내 못듣고… 사라지는 역사의 증인들
입력 2011-12-13 22:41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청춘을 잃은 할머니들이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함께 모여 1000번째 눈물의 호소를 한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시작된 ‘수요집회’가 19년11개월 만에 1000회를 맞는다. 이번 집회에서는 소녀의 모습을 본뜬 평화비가 제막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여성단체들은 1992년 1월 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시작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참석하지 못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7회 때인 같은 해 2월 26일부터 동참했다.
수요집회가 1000회까지 오는 동안 많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의 사과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000회 집회 하루 전인 13일 오전 8시쯤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김요지 할머니가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정대협이 밝혔다. 1924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7세 때 일본군에게 끌려가 중국에서 위안부로 고초를 당했다.
이로써 현재 정부에 등록한 234명의 피해 할머니 중 생존자는 63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만 16명이 세상을 떠나는 등 모두 171명이 별세했다.
강인출(83) 할머니는 “일본은 이렇게 한 명씩 죽어가는 것을 기다리는 것 같다”며 “죽을 땐 죽더라도 끝까지 싸워 일본의 공식 사죄를 받고 눈을 감겠다”고 말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도 14일 우리의 1000회 수요집회에 맞춰 촛불집회가 열린다. 비영리 단체인 타이베이시 여성지원사회복리기금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이미 세상을 떠난 위안부 할머니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