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허윈·순쯔웨이씨 “외국인 학생 권익보호 발벗고 나설 것”

입력 2011-12-12 19:31


국내 대학 최초 외국인 유학생회 대표 선출

경희대에서 국내 대학 최초의 외국인 유학생회 대표가 선출됐다.

중국 칭다오 출신 유학생 허윈(賀云·25·여)씨와 중국 내몽골 출신 순쯔웨이(孫志偉·22)씨는 지난 9일 경희대 ‘총 외국인 유학생회’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96%의 찬성률로 당선됐다.

경희대 경영학과 3학년인 허씨는 중국에서 대학에 다니던 중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고 유학을 결심했다. 한국이 좋아 한국에 왔지만 유학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는 “외국인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도 언어적 한계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들다”며 “한국 대학이 주장하는 국제화는 외국인 학생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허씨는 유학생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학생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허씨가 내세운 공약도 ‘일대일 멘토링을 통한 한국어 수준 향상’ ‘유학생 장학금 확대’ ‘식사 메뉴 다양화’ ‘외국인 전용 과목 증설’ 등 외국인 학생의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많다.

부회장 당선자 순쯔웨이씨는 2008년 뉴질랜드 유학을 준비하던 중 한국으로 방향을 바꿨다. 영어보다 희소성이 있는 한국어가 사회생활에 더 유리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순쯔웨이씨는 “외국인 학생은 체류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고려할 때 한국 학생보다 등록금 부담이 훨씬 더 크다”며 “외국인 학생의 장학금 혜택을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중국 내 한국기업에 취업할 생각이다.

두 사람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3월부터 11월 말까지 경희대에 재학 중인 25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대변한다. 국내 최초의 총유학생회가 의욕적으로 출범했지만 학교와의 협상창구 마련 등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허씨는 “공약을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을 짜야 하는 등 초대 회장으로서 부담이 크다”며 “학교 안에서 외국인 학생이 한국 학생과 함께 공부하며 우애를 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고 무엇보다 다음 총유학생회 출범 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