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효 앞서 시작된 미국車의 공습… 관세 인하분 미리 반영해 가격 2∼3% 인하
입력 2011-12-11 18:21
내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관세 인하분을 미리 반영해 차 가격을 2∼3% 내렸고 일본 도요타는 미국에서 생산한 신형 캠리를 내년 국내에 들여오기로 하는 등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승용차 관세가 8%에서 4%로 내려가고 4년 뒤 철폐된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코리아는 미국에서 생산한 지프(Jeep) 브랜드의 2012년형 모델 가격을 지난 6일부터 2∼3% 내렸다.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4도어)의 경우 판매가(부가세 포함)가 기존 모델 대비 3.1% 인하된 4930만원에 책정됐다.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는 6790만원, 그랜드 체로키 고급형 5530만원, 랭글러 루비콘(2도어) 4690만원, 컴패스S는 3430만원으로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포드코리아도 이달부터 관세 인하분을 반영했다. 국내 판매가격이 5240만원(부가세 포함)인 스포츠 세단 토러스 SHO는 연말 할인 200만원과 관세 인하분 200만원을 포함해 총 400만원 가격이 떨어졌다. 중형 세단 퓨전은 판매가 3570만원에서 FTA 할인 200만원을 포함해 총 600만원, 이스케이프는 3450만원에서 300만원 값이 내려갔다.
GM코리아는 내년에 FTA가 발효되면 2∼3%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700여대를 판매한 GM코리아는 내년에 1000대 이상으로 목표를 높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빅3’의 점유율은 90년대 후반 5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유럽과 일본산 자동차에 밀려 존재감을 잃었다”며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그동안 눌려온 위상을 다시 한번 끌어올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신형 캠리 모델을 한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판매 목표는 6000대다. 지난달엔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생산한 미니밴 ‘시에나’를 국내에 들여왔다. 도요타가 미국산 자동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것은 엔고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한·미 FTA도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일본 브랜드라도 미국산일 경우 관세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산 자사 브랜드 자동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캠리는 1983년 처음 생산된 이래 전 세계에 1500만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라며 “일본 브랜드가 목표를 보수적으로 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6000대는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권지혜 김준엽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