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항상 돌보시는 하나님

입력 2011-12-09 17:52


시편 121편 4절

얼마 전 국회에서 아주 유명한 국회의원 한 분이 연신 하품을 하며 졸고 있는 모습이 잠깐 스쳐지나가듯 TV방송에 비쳐졌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 그가 졸고 있는 국회회의실 앞의 단상에서는 아주 중요한 현안 처리로 서로가 언성을 높이며 난리법석을 떨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게 된 저는 짜증이 나 결국 TV를 꺼버렸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그 장면에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나는 오죽 피곤하면 저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졸고 있을까 하는 것이고, 또 다른 생각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국가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시점에 국회의원의 한 사람이자 고위 당직자가 어떻게 졸고 앉아 있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왜 졸고 있었을까요? 신체적인 생리현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심리적인 면에서 그 회의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목사님이 설교할 때 조는 것이 신체적 생리현상의 문제만이 아니라면 목사님의 설교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일 것입니다. 당장 자신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내용이나, 지금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해답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길이 보여질 때는, 아니 해결의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는 말씀이 들려질 때는 귀가 열리면서 졸린 눈이 번쩍 떠질 것입니다.

현대인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고독과 지루함입니다. 두 가지 모두 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고독은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첫 번째 요소입니다. 그래서 현대인은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어 스스로 홀로 있고자 할 때를 제외하고는 결코 혼자 있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무리 속에 섞이려 합니다. 왕따처럼 두려운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군중 속의 고독’을 느껴야 한다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군중 속에 섞여 있으면서도 사람이 아닌 기계와의 소통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곁에는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가 펼쳐져 있을 뿐입니다. 철저히 혼자입니다. 왜 그럴까요? 시대에 뒤처졌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무리 속에 섞이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안에서도 재미있는 일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TV 프로그램 중 개콘(개그콘서트)이 인기가 있는 것은 출연자들이 짧은 시간에 군중들에게 조금의 지루함 없이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피땀 흘리는 노력을 했을 것인가라는 이해심과 동정심도 뒤따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하나님 편에서 인간들을 볼 때 정말 재미없으실 것입니다. 당신을 예배한다는 명목으로 모였지만 많은 경우 욕심이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택한 그의 백성, 즉 이스라엘을 내팽개치지 않으시고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며 그들의 삶을 지켜주셨습니다.

우리가 부끄러울수록, 우리의 죗값이 더할수록 하나님의 한량없이 크신 사랑과 은혜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부족함에도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항상 돌봐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원합니다.

조규남 목사(파주 행복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