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표 의식 美공화당 대선후보 ‘강경한 중동정책’ 제시 경쟁

입력 2011-12-08 17:41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강경한 중동정책을 내놓았다.

‘대통령이 된다면’이란 상황을 가정하고 내놓은 정책이지만 중동을 바라보는 공화당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유대인계 표를 의식한 동시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수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스라엘과 가깝지 못한 분위기를 적극 파고드는 전략으로 읽힌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계연대(RJC) 초청 연설회는 ‘누가 더 이슬람권에 강경할까’에 초점을 맞춘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중동 정책 경연장이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가장 먼저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 대사관은 수도인 텔아비브에 있다.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수립할 경우 수도로 정해놓은 곳이다. 이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의 강경파들은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옮기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의 정서에 딱 맞는 주장이다.

그는 또 미국 내 강경보수파 ‘네오콘’의 대표주자인 존 볼튼 전 유엔 대사를 국무장관에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릭 센트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핵시설 파괴를 위한 이란 공습을 사실상 약속했다. 페리는 “이란에 대한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이란을 공격할 것인가,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의 확고한 정책이다. 결국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진전시킬 경우 군사적 공격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 깅리치는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셸 바크만 미네소타 하원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경우 예상되는 비용을 이미 후원자들로부터 확보했다고 선언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대사관 이전에 동의했다.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연설에서 친이스라엘 정책을 표방하거나 이슬람권 국가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주문하면 청중이 환호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