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EU 신용등급 강등 경고

입력 2011-12-09 00:22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럽연합(EU)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추는 등의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7일 S&P가 EU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고 유럽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EU는 현재 최고등급인 ‘AAA’ 등급을 받고 있다. S&P는 만약 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경제위기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 15개국의 등급이 강등될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EU 정상회의가 끝나는 대로 평가를 마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유로존의 해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는 별도로 소시에테제너럴,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코메르츠방크, 크레디리요네 등 유럽의 주요 대형은행들의 등급 강등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S&P는 밝혔다.

ECB는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1.0%로 낮췄다. 두 달 연속 인하 조치로,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이다. 또한 기존 장기대출 만기를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담보 요건도 완화했다. 이 밖에 지급준비율을 2%에서 1%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내년 1월 18일부터 적용된다. ECB의 결정은 돈줄이 말라버린 역내 은행을 위한 유동성 공급 차원으로 해석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 성장 하방 리스크가 높다”며 “내년 성장률을 -0.4~1.0%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전망치인 0.4~2.2%보다 하향된 수치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 정상 등 유럽 ‘실세’ 6명은 EU 정상회의 전날인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니 정상회담’을 긴급 개최했다고 AFP통신이 EU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유럽은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직면했다”면서 “이번 EU 정상회의가 실패한다면 두 번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