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직 사퇴… 보좌진·지도부 아무도 몰랐다
입력 2011-12-07 18:43
한나라당 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의 사퇴 기자회견은 7일 오전 8시40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날 사퇴설이 돌았지만 보좌진은 물론 친박계 의원들,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를 비롯해 유 최고위원의 상징성을 감안했을 때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 것이다.
유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에게 사전 보고는 못 드렸다”면서 “당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고민한 뒤 결심했고 회견 직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디도스 사태를 보면서 박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이 느낀 위기감이 무척 컸다”면서 “보고 여부와 관계없이 사태의 심각성과 지도부 사퇴 필요성에 대해 박 전 대표와 교감을 이루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에 이어 원희룡 최고위원이 사퇴 회견을 이어갔다. 그는 “아침에 유 최고위원으로부터 ‘원 최고, 나 오늘 사퇴합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알았다”면서 “이에 저 역시 새로운 정치운동의 길을 여는 데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기자회견을 하는 사이 남경필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를 만나 지도부 총사퇴를 권유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물러날 수 없다고 하자 혼자 회견장으로 내려왔다. 그는 “함께 정치를 해온 동료 의원들이 당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고민을 들으며 사퇴 결심을 했다”고 언급했다.
세 사람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직후 원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을 때부터 거취 문제를 고민해 왔다. 당시엔 유 최고위원이 최종 결심을 내리지 못했었다. 유 최고위원과 남 최고위원은 전날 만나 서로의 사퇴 결심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