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설 사그라지자… 여야, 휴∼

입력 2011-12-02 18:45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제3신당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여야 정치권이 기존 구도대로 총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 모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박세일 신당’ 등 다른 신당설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야는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특히 안 원장과 지지층이 많이 겹치는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이 현실화될 경우 야권 분열은 물론 제1야당으로서의 지위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 때문에 안 원장의 창당설 부인을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안 원장이 신뢰가 있는 분이라 신당 창당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원장 같은 분이 민주진보 대통합정당에 들어오게 되면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길이 더 밝아질 것”이라고 안 원장의 통합신당 합류를 기대했다.

안철수 신당이 생기면 젊은 쇄신파 의원들 일부가 이탈할 것이라 걱정했던 한나라당도 희색이었다. 친박근혜계 이한구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의사가 없다고 한 것은) 나라를 위해 잘한 일”이라며 “신당을 만든다고 무슨 큰 수가 생기겠는가. 정당을 만들고 불만 세력을 자꾸 띄우는 게 나라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 불발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박세일 신당 역시 탄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이달 중순 창당준비위를 발족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박세일 신당은 성공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며 “현실 정치에 접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생겨도 보수 분열만 초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당이 물 건너가면서 안 원장 주변 인사들도 당분간 정치적 행보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 멘토로 알려진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의원 원장은 내년 1월부터 해외여행을 다니며 집필활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 창당을 주창해온 법륜 평화재단이사장도 내년 1월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동남아에서 빈민구호 활동을 한시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한편 안 원장과 가까운 김종인 전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대통령 될 사람은 국민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학교에 숨어서 국민 지지도를 쳐다보는 것은 정치할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안 원장을 비판했다.

손병호 김나래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