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갈등 오바마, 지지율 43% ‘바닥’
입력 2011-11-30 18:1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주 43%(갤럽 조사)를 기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있다는 것이 새삼 뉴스는 아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재선에 실패한 지미 카터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그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이란 인질 사태를 겪은 카터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 때에 51%의 지지율을 보였었다. 그는 이란 인질 구출 실패에다 경제 상황까지 안 좋아 결국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백악관을 내주고 말았다. 미국 현대사 중 몇 안 되는 재선 실패 대통령이 된 것이다.
핵무기 개발 문제로 역시 이란과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상황은 더 안 좋다. 올 3월 이래 카터 전 대통령의 지지도를 다소 웃돌던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그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갤럽 조사 결과 취임 이래 오바마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9%에 불과하다. 주간 단위로는 지난 10월 둘째 주에 취임 이후 가장 낮은 38%를 기록했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에는 카터 대통령 시절의 인질 사태와 비슷한 이란 시위대의 영국 대사관 난입 사건이 발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황급히 난입 사태를 강력히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2차대전 이후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재선을 한 해 앞둔 3년차 시점까지 평균 지지율이 오바마 대통령(49%)보다 낮은 대통령은 3명밖에 없었다. 지미 카터, 제럴드 포드, 해리 트루먼 등이다. 이들 중 재선에 성공한 이는 트루먼 전 대통령뿐이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은 재선 여부를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로 지지율을 꼽는다. 일반적으로 최소한 47%를 넘어야 재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래서 오바마 재선캠프 핵심 인사들은 트루먼 전 대통령의 재선 사례를 연구한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재선 전략 중 가장 돋보였던 것은 ‘의회 때리기’였다. 사사건건 발목 잡는 워싱턴 정치권을 공격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공개석상에서 의회와 공화당을 공격하며 이런 ‘성공 사례’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기 좋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조 바이든 부통령 대신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나가거나 심지어 클린턴 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한편 잇단 불륜 의혹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공화당 대선주자 허먼 케인이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핵심 참모는 “수일 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 그의 지지자들은 대부분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보다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쪽으로 갈 것이라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실제로 뉴햄프셔 주 하원의원 윌리엄 파넥과 샘 카탈도가 케인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깅리치 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