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 앞문 지킨 장원삼 뒷문 막은 오승환 “亞! 정상이다”
입력 2011-11-30 01:32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일본시리즈 챔피언 소프트뱅크를 누르고 3년만에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삼성의 우승으로 한국프로야구는 이 대회에서 4전 5기 만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삼성은 29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서 장원삼의 호투와 타선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소프트뱅크를 5대 3으로 눌렀다. 2005년 시작된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구단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 8개 구단 가운데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팀은 2005, 2006년 삼성과 2007, 2008년 SK 뿐이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준우승과 3위에 그쳤다. 삼성은 세 번째 도전에서 비로소 정상에 올랐다. 특히 지난 26일 예선 2차전에서 0대 9로 완패한 것을 설욕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얻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 데뷔한 해에 정규리그·한국시리즈에 이어 아시아시리즈마저 제패하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대의 명장으로 불리는 김성근 전 SK 감독과 선동열 전 삼성(현 KIA) 감독도 하지 못한 아시아 제패라는 대업을 ‘초보’ 류 감독이 첫 번째 도전만에 해낸 것이다.
이날 승리의 발판을 놓은 인물은 선발 장원삼. 지난 25일 예선 1차전 호주 퍼스전에서 6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던 장원삼은 이날도 6⅓이닝동안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쳤다. 1회에 선취점을 내주긴 했지만 2회부터 137~145km를 넘나드는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일본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장원삼이 호투하는 동안 삼성의 방망이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삼성은 5회초 1사 후 이정식의 안타와 김상수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 2루 찬스를 잡은 뒤 배영섭이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정형식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계속해서 찬스를 이어간 삼성은 박석민이 바운드로 담장을 넘기는 2루타를 쳐내며 1점을 추가했다. 소프트뱅크가 투수를 교체했지만 강봉규가 다시 좌측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5-1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삼성은 8회말 위기에 처했다. 정현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권혁이 소프트뱅크 타선에 잇따라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2루가 된 것. 절체절명의 위기에 등판한 오승환은 퍼시픽리그 타격왕 우치카와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마쓰다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1실점한 오승환은 하세가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1점을 내줬다. 오승환은 아카시에게 또 내야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고비를 넘었다. 비록 8회에 2실점했지만 오승환은 9회에는 이마미야, 호소카와, 가와사키 등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끝판대장’으로서의 면모를 완벽하게 과시했다.
삼성은 이번 아시아시리즈 우승으로 약 5억5000만원의 상금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 선수들은 올해 2개의 챔피언 타이틀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게 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