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외동딸 스탈리나, 망명지 미국서 한많은 삶 마치다
입력 2011-11-30 01:32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외동딸 스베틀라나 스탈리나(85)가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결장암으로 사망했다고 영국 BBC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26년 2월 스탈린과 그의 둘째 부인 알릴루예바 사이에서 태어난 스베틀라나의 인생은 드라마틱했다. 어릴 적엔 스탈린에게 ‘작은 참새’라고 불리며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자랐다.
그러나 사춘기인 10대에 6세 때 여읜 어머니의 사인이 자살이었음을 알게 돼 충격을 받았고, 유대계 영화감독과의 첫사랑이 스탈린의 반대에 부닥치면서 아버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1953년 스탈린 사망 후엔 어머니의 성 알릴루예바를 따랐다.
67년 미국으로 망명한 그는 공항에서 ‘표현의 자유’를 찾아왔다고 밝히고 공개적으로 소련 여권을 불태우며 냉전이 낳은 ‘스타’로 주목받았다. 이후 라나 피터스로 개명하고 ‘친구에게 보내는 스무 통의 편지’ ‘단지 일 년’ 등 소련을 신랄하게 비판한 베스트셀러를 펴내며 명성과 부를 얻었다.
84년 소련에 두고 온 아들을 만나고자 고국을 찾은 자리에서 그는 미국에서 “하루도 자유로운 날이 없었다”며 공개적으로 서방을 비난했으나 2년도 못 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세간에서 잊혀진 스베틀라나는 지난해 일간지 위스콘신 스테이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스탈린이 내 인생을 망쳤다”며 “어딜 가든 나는 아버지의 이름 아래 언제까지나 정치범으로 남을 것”이라고 회한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네 차례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