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어느 목회자 수난과 소명의 파란만장 30년 가족이야기… ‘이 섬에서 죽게 하소서’

입력 2011-11-29 15:07


이 섬에서 죽게 하소서/고무송 지음/드림북

한 목회자의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아픈 사역과 그의 가족들의 사연을 그린 이야기다. 그와 저자의 첫 만남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30여 년 동안의 끈질긴 추적기다. 그와 부인 그리고 자녀손들의 삶을 담아낸 가족사이기도 하다. 땀과 눈물, 피와 기도로 얼룩진 그의 파노라마 혈족사이기도 하다.

이동목 목사. 그가 살아온 과정은 형극의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은 주님과 동행한 가시밭의 백합화 같은 순례자의 여정이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정금같이 나오리라”(욥 23:10)는 고백을 붙들고 헤쳐 온 고난의 길이었다.

이 목사는 1970년대 초 여덟 식구를 데리고 서해안의 작은 섬 형도로 들어갔다. 문을 닫은 지 3년이나 지난 형도교회를 맡으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르기 위해서다. 말이 목회자이지, 그의 생활은 처절한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다. 급기야 부인이 영양실조로 인한 반신불수가 됐다. 맏딸이 교회학교 사역을 감당하다가 파도에 쓸려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래도 주님만 바라보고 묵묵히 소명을 감당했다. 이제 그는 목회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의 자녀 5남매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고등교육을 받고 멋진 사회인이 됐으며 막내는 성악가가 됐다.

책은 85년 ‘빛과소금’ 창간호에 실린 내용과 이후의 이야기를 합쳐 만들어졌다. 언론사 기자와 방송국 PD를 거쳐 빛과소금 편집장, 온누리교회 부목사, 런던한인교회 목사 등을 지낸 저자의 독특한 이력과 중후한 문체가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을 ‘다큐멘터리 평전’이라고 특이하게 분류한 데 대해 저자는 “한 사람의 삶을 추적해 보고 느낀 것들을 현장감 있게 기록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이고, 그의 삶의 모습을 솔직담백하게 알리고자 글을 써왔기 때문에 평전이라 했다”고 밝힌다.

정수익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