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펀드, ‘국민’은 선물 수십억 손실… 은행 잇단 망신살, 대체 왜 이래?
입력 2011-11-28 18:24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펀드 운용이나 선물거래를 잘못해 거액의 손실을 입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서울고등법원이 최근 ‘우리파워인컴펀드 1호’ 투자자 87명에게 손실액의 70%를 배상하도록 판결함에 따라 20억3400여만원을 돌려주게 됐다. 우리은행이 2005년 판매한 이 펀드는 2차에 걸쳐 2300여명에게 1700억원 이상 팔렸다. 미국·유럽의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3개월마다 연 6.7%의 금리를 지급한다는 말에 안정적인 수익상품으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편입 종목이 일정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대폭 손실이 발생하는 ‘함정’이 숨겨진 파생상품이라는 점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펀드는 원금 손실 비율 100%를 기록했다. 내년 1월 초가 만기인 ‘우리파워인컴펀드 2호’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우리은행은 펀드를 설계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은 펀드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우리은행의 책임이 70%에 이른다고 판결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 위안화 선물 거래로 30억대 손실을 초래한 책임을 물어 최근 해당 본부장을 직위 해제했다. 거래 담당자들에게도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해당 부서는 당시 홍콩 역외시장 위안화(CNH)가 중국 본토 위안화(CNY)보다 비싸게 거래된다는 점을 이용해 5억 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차익 거래에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침체로 중국이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본 세계 투자자들이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를 투매하자 CNH 가치가 급락, 손실이 발생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