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이해관계를 넘는 공공의 선
입력 2011-11-28 17:51
어느 교단의 큰 집회를 갔을 때였다. 한 장로님이 찾아와서 “목사님, 왜 나에 대해 그렇게 안 좋게 말씀을 하고 다니십니까?”라고 했다. 그때 나는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거렸다. 그러나 나는 우회하지 않고 “제가 장로님 욕을 많이 했죠. 그러나 제가 익명으로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회의 덕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한 것은 장로님도 잘 아시죠”라고 대답했다. 그분은 엄청나게 큰 회사를 이루었고 교회와 담임목사님도 얼마나 잘 섬겼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이해관계가 얽혀져서 담임목사님과의 좋은 관계가 적대 관계가 돼 버렸다. 그래서 결국 그 교회를 나왔을 뿐만 아니라 담임목사님을 고소하기도 했고 공중파 방송에 제보를 해 고발 프로그램에 나오도록 했던 분이다. 그리고 그 큰 사업이 부도가 나고 회장님에서 야인으로 남은 분이었다. 그런데 그분을 직접 대면하니 인간적으로는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든 것이다. 그래서 몇 번이고 머리를 숙이고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장로님은 “목사님, 내가 더 억울하고 그 목사님에게도 분명히 문제가 있었습니다”라는 것이다.
그러자 나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장로님, 말씀을 듣고 보니 장로님 편에서 백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하나님의 판단에 맡겨두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엎드려 기도했다면 하나님이 더 장로님을 높여주시고 축복해주시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교회 내부 문제를 사회법정과 방송사까지 가지고 가서 한국교회 전체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상처 받게 했다는 것은 너무나 잘못하고 아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자 나중에는 장로님도 나의 진의를 알고 마음의 문을 열었다. “목사님, 그래서 저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목사님과 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다시 재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후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장로님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한국교회는 여러 문제로 인해 귀한 성도들이 상처 받고 교회를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아니, 그토록 충성하며 헌신하던 중직자들도 교회와 목사의 적이 되어 공격을 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모습인가.
그런데 대부분 문제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면 겉으로 볼 때는 정의감과 개혁을 앞세우지만 내부적으로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자신의 이해관계를 넘어 공공의 선과 목적을 추구하자. 내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면 어떤가. 하나님이 높아지고 교회가 유익이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럴 때 주님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서 다시 옷매무새를 여미자. 진정한 하나님의 뜻과 공공의 선이면 몰라도, 이해관계와 개인적인 섭섭함 때문이라면 다시 하나님께 엎드려야 한다. 그대 앞에 서 계시는 주님의 옷자락을 붙잡고.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