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연평도 포격부대 시찰… 김정은 데리고 4군단 찾아

입력 2011-11-27 23:27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김정은을 대동하고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킨 북한군 4군단 사령부를 방문했다. 1998년 김정일 정권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이 황해도와 북방한계선(NLL)을 담당하는 4군단 사령부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우리 군의 연평도 포격 1주기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1년을 맞아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서 북한의 서북도서 기습 점령과 군사 도발에 대비하는 대규모 훈련을 벌였다. 같은 날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시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연평도 해병대원들과의 화상전화에서 “유사시에는 적의 도발을 용서하지 않는 투철한 정신을 갖고 근무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곧바로 다음날 북한은 ‘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청와대 불바다’를 언급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 위원장의 4군단 방문은 이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이번 시찰은 연평도 포격 1년을 맞아 도발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고 군부를 격려하는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은 올 상반기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20일부터 최근 한 달 사이엔 6차례나 될 정도로 부쩍 늘었다. 김 위원장 부자는 4군단 사령부 방문 다음날 공군 제1016부대를 시찰했다. 북한 당국이 내년 ‘강성대국 원년’에 대비, 경제 건설에 치중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서운함을 느낄 수 있는 군부를 다독이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