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바 기술에 골리앗 꽈당… 천하장사씨름 축제
입력 2011-11-24 21:40
키 1m80의 한국 씨름 선수가 2m30의 미국 전직 농구 선수를 씨름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2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이벤트 경기에서 씨름 금강급 선수로 뛰고 있는 ‘다윗’ 안태민(24·90㎏·현대삼호중공업)이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와 중국프로농구에서 활약했던 ‘골리앗’ 커티스 존슨(31·170㎏)을 앞무릎치기 등으로 눌렀다.
첫째 판 휘슬이 울리자마자 안태민은 존슨 안으로 파고 들어 앞무릎치기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안태민은 자신보다 50㎝나 큰 거구도 씨름 기술만 있으면 충분히 넘어뜨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둘째 판은 존슨이 경고를 받아 무효가 됐다. 셋째 판에서 존슨은 안태민을 번쩍 들어 1분여간 들배지기를 시도했지만 안태민은 존슨에 대롱대롱 매달려 끝까지 넘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존슨이 기술을 시도하다 본인 손이 먼저 모래에 닿아 패하고 말았다.
미 뉴저지에서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는 존슨은 지난해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국 교민 체육대회에 따라갔다가 씨름을 처음 접했다. 존슨은 샅바 잡는 법 등 한 달 정도 씨름 연습을 한 뒤 뉴욕지역 씨름대회에 나가 우승도 차지했지만 진짜 한국 씨름 선수의 벽은 넘지 못했다.
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