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FTA 반대론자들 행태 너무 방자하다
입력 2011-11-24 17:59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론자들의 언행이 지나치다. 그제 밤 서울광장 부근에서 열린 반(反)FTA 집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학생은 연단에서 “이명박 개XX”라고 했고, 다른 고교생은 “각하 임기가 끝나는 날 교도소로 보내주자”고 말했다. 게다가 사회자는 “(이 대통령이) 태어난 곳은 일본이지만 죽을 곳은 미국”이라고 했고, “쥐(이 대통령)새끼를 보셨나요. 쥐약을 먹이려고요”라는 가사의 노래까지 나왔다. 누구나 대통령을 평가할 순 있지만 표현 방식이 너무 조악하다. 양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국민이라면 아무리 격한 심정이라도 국가 원수를 이렇듯 욕설과 저질의 언어로 조롱하지는 않을 것이다.
집회가 끝나자 일부 참가자들은 도로를 점거해 불법시위를 벌였다. 저지하는 경찰에게 쇠막대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근처 상인들과 시민들의 불편이 컸음은 물론이다. 시위하다가 경찰에 연행될 경우 ‘쫄지 말고 경찰과 맞서라’는 행동수칙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경찰과 법 역시 조롱의 대상밖에 안 되는 모양이다. 경찰은 연행자들을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FTA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151명 프로필이 나돌고, 내년 총선 때 이들을 겨냥해 낙선운동을 펴겠다고 협박하는 글이 많이 올라 있다. FTA에 찬성한 한나라당 의원 18명의 이름이 나열된 ‘FTA 매국송1’이라는 제목의 노래도 있고, “FTA 통과시킨 놈들은 낙선시키는 게 아니라 사형시켜야 한다”는 등 섬뜩한 주장도 난무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조했듯 미국과의 FTA는 먹고사는 문제다.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등 해야 할 일도 수두룩하다. FTA 발목을 잡고 생떼를 쓰며 혼란을 부추길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최루탄 테러’에 이은 FTA 반대론자들의 분별없는 행태는 국익과 배치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대외 이미지를 악화시킬 뿐이다.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