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FTA 대치… 예산안도 발목 잡히나
입력 2011-11-21 21:4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내년도 예산안에까지 먹구름을 드리우게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새해 예산안 처리가 법정 처리시한인 다음 달 2일을 넘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예산안 처리는 국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 3년 동안 연말 국회 충돌을 일으키게 했던 4대강 사업 예산이 내년에는 추가 반영되는 부분이 없고 여야 의원들도 4월 총선을 앞두고 타협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여야가 비준동의안을 놓고 충돌하면 정국이 급속 냉각돼 예산안 논의까지 정지될 확률이 높다. 민주당은 ‘선(先) 예산안, 후(後) 한·미 FTA 처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결위는 21일부터 계수조정소위원회를 열었지만,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감액 등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결단의 시기가 왔다”며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내가 뭘 더 중재안을 제시할 수도 없고, 새로운 어떤 타협안이 있는지를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