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월가 시위 두 달째… 美·유럽 곳곳서 충돌
입력 2011-11-18 18:22
반(反)월가 시위 두 달째인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뉴욕에서 2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고, 그리스에서는 화염병이 등장하는 등 충돌사태가 빚어졌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는 ‘행동의 날’로 정한 이날 오전 8시쯤 본거지인 뉴욕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당초 뉴욕증권거래소 등 월가 전역을 점거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 병력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거래소는 평소와 같이 오전 9시30분 개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위 참가자가 1500여명까지 불어났다고 전했다. 지하철 점거 시도 과정 등에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200명 이상이 연행됐다고 덧붙였다. 뉴욕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 10명과 경찰관 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와 댈러스, 필라델피아, 포클랜드 등에서도 500∼10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 지역에서는 15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강렬한 시위가 발생했다. 그리스 학생과 교사, 노동자로 이뤄진 2만8000여명의 시위대는 이날 아테네에서 거리행진을 벌이며 정부의 긴축조치에 반발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폭력사태로 번졌다.
11월 17일은 1973년 군부독재에 항거한 학생 민주화 운동의 기념일이기도 했다. 또한 수천여명이 모인 이탈이아 밀라노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각각 경제개혁안, 감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