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상처 치유 새 삶 결단의 기회로”… 다일공동체 ‘다시 한번 일어서기’ 영성수련
입력 2011-11-18 18:22
남녀 노숙인 40여명이 영성수련을 받고 새 삶 찾기에 나섰다.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는 18일 경기도 가평군 다일영성수련원에서 노숙인 41명과 함께 영성수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노숙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제공했다.
행사는 서울시 재활지원과가 주최하고 다일공동체가 협력하는 프로젝트로 노숙인을 위한 ‘다시 한번 일어서기’ 행사의 일환이었다. 영성수련에는 서울 소재 12개 쉼터에 거주하는 노숙인들이 초청됐고 이들은 예배와 기도, 강의와 대화 시간, 찬양집회 등의 순서를 가지며 상처난 마음을 위로받았다. 프로그램은 20일 주일공동예배를 드리면서 마무리된다.
영성수련에 참여한 남성 39명과 여성 2명 등 노숙인들은 첫날 수련원에 도착하자마자 등록과 오리엔테이션을 거쳤다. 이들은 수련원 환경 속에서 긴장과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으나 인사와 찬양의 시간 등을 가지면서 긴장이 풀어졌고 간간이 웃음꽃도 피웠다.
저녁 시간에는 삼겹살로 맛있는 식사를 했고 노숙인 참여자들은 자기 식판을 들고 직접 설거지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성수련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설거지를 ‘성자되기 첫걸음’으로 명명하며 그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최일도 목사는 2시간여 진행된 강의에서 ‘싫은 것입니까’, ‘맑은 물 붓기’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고정관념이나 생각의 틀을 깨자는 내용으로 노숙인들이 가진 생각을 바꿔보자는 시도였다. 노숙인들은 이날 취침 전 마태복음 6장의 ‘주의 기도’를 낭독했다.
19일에는 멘토와 멘티가 만나는 공감의 장도 마련된다. 이를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영상으로 노숙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동행한 50여명의 도우미들이 섬김이로 나선다.
최일도 목사는 “밥퍼에서 배고픔을 해결하고 다일천사병원에서 육신의 질병을 고쳤지만 마음의 상처는 하나님이 만지시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더라”며 “이번 영성수련을 시작으로 노숙인들의 마음이 치유돼 하루속히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관계자는 “노숙인을 위한 영성수련 프로그램이 해마다 열리기를 희망한다”며 “영성수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갱생의 삶을 결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성수련은 다일공동체의 양대 사역 중 하나다. 밥퍼 사역이 몸의 필요를 채운다면 영성수련은 영적 필요를 공급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기독교적 영성으로 치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