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리교 오늘의 현실은 홍해에 가로막힌 이스라엘 백성…”

입력 2011-11-17 20:43


기독교대한감리회 11개 연회 실행부위원 및 단체장 270여명이 17일 감리교의 모교회인 서울 정동제일교회에 모여 교단 정상화를 염원하는 연합기도회를 열었다. 지난달 행정총회 청원 무산과 지난 3일 재선거 무효에 대한 항소 기각 이후 뚜렷한 활로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열린 이번 연합기도회의 핵심은 ‘회개’였다.

설교를 맡은 감독협의회 대표 가흥순(중부연회) 감독은 “한국감리교는 홍해가 앞을 가로막고 애굽 군이 뒤쫓는 이스라엘 백성의 상황과 같다”며 “그들이 죄를 자복하고 하나님을 바라봤을 때 길이 열린 것처럼 우리의 문제는 신앙적으로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 감독은 “우리도 그들과 같이 잘못을 고백할 때 하나님이 개입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두 손을 들고 회개와 교단의 회복을 위한 기도의 소리를 높였다. “저희가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치 못했습니다. 서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이웃의 불행을 기뻐했습니다. 하찮은 자리를 놓고 주님의 이름을 더럽혔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내려놓게 해 주십시오. 다시는 분열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기도 후에는 토론이 이어졌다. 장정에는 연합실행부위원회에 대한 규정이 없어 엄밀히 보면 이 자리에서 결정되는 어떤 안건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감독협의회 서기 전용재(중부연회) 감독은 “각 연회의 운영 주체인 실행부위원들의 화합인 만큼 여기에서 나오는 결정은 법적 효력은 없어도 향후 교단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행부위원들은 감독협의회에 전권을 위임하고, 감독협의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행정총회 개최, 임시감독회장 선임문제 등 감리교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 달라고 뜻을 모았다.

가 감독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로드맵은 없다. 앞으로 교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교단 정상화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