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t 천공기 쿵 4명 사상… 신길동서 지나가던 차량·행인 덮쳐
입력 2011-11-17 01:13
서울 도심의 공사 현장에서 높이 30m짜리 건설 중장비인 천공기가 쓰러지면서 지나가던 차량을 덮치고 고압선을 건드려 승용차 운전자 한 명이 숨지고 행인 등 3명이 다쳤다.
16일 오후 5시44분쯤 서울 신길동 신길시장 현대화 정비사업 공사현장에서 높이 30m, 지름 1m, 무게 150t의 천공기 한 대가 넘어졌다. 천공기는 왕복 6차로 도로에 넘어지면서 지나가던 최모(58)씨의 에쿠스 승용차를 덮쳤다. 운전자 최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오토바이 운전자 주모(32)씨와 함께 탔던 김모(24)씨, 행인 김모(17)양 등 3명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천공기는 달리던 시내버스 1m 앞으로 떨어졌으나 다행히 버스가 급정거해 승객들의 피해는 없었다.
또 천공기가 전신주의 전선 위로 넘어지면서 도로 위에 설치돼 있던 여러 선의 고압선이 끊어져 대림동과 신길동 일대 8100여가구가 한때 정전되기도 했다.
천공기가 덮치면서 끊어진 전선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불꽃이 튀어 주변 상가에 불이 옮겨 붙기도 했다. 이 사고로 신길 사거리 일대는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고 오후 9시35분쯤 버스와 승용차의 추돌사고까지 발생해 밤늦도록 혼란이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천공기 해체 과정에서 천공기를 들어 올리던 크레인이 천공기를 놓쳐 사고가 발생했다”며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장비 결함 여부와 함께 크레인 운전자의 조작 미숙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공기는 암석이나 공작물에 구멍을 뚫는 기계로 현장에서 터 닦기를 하던 중 사용됐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66명과 복구차량 16대를 동원해 사고를 수습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