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사기혐의 국제소송 추진… 씨티은행·메릴린치·RBS 상대로

입력 2011-11-16 18:35

우리은행이 씨티은행과 메릴린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3개 외국 은행을 상대로 이르면 연내 국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6일 “지난달 말 열린 이사회에서 2005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파생상품을 판매한 3개 외국 은행을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사기 혐의로 고소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투자한 CDO와 CDS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발단이 됐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한 유동화증권 파생상품이다. 우리은행은 당시 1조5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가 금융위기가 붉어지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전직 경영진과 임직원 40여명을 징계했다.

우리은행은 매입분 중 2000억∼3000억원가량의 채권 물량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시 씨티은행 등이 채권 등급에 대한 정확한 평가 없이 불충분한 조건에서 상품을 팔았다”며 “불완전 판매 여부 등 추가적인 법률 검토를 진행해 가능한 빨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흥국생명·화재도 지난 3월 CDO 투자 손실과 관련해 뉴욕연방법원에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웅빈 기자